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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한 시설, 나갈 때 누가 철거하나

전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주고 시설을 넘겨받았어도 임대인과 맺은 원상복구 약속은 따로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계약을 끝낼 때 넘겨받은 인테리어까지 걷어내라는 요구를 받기도 합니다.

진행 절차

인수한 인테리어까지 철거하라는 요구를 받을 때

점포 매매로 전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주고 카페 자리를 넘겨받아 몇 해 장사한 뒤 계약을 끝내려 하면, 임대인이 바 카운터와 목공 벽체, 천장 조명까지 모두 걷어내라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임차인은 들어올 때 이미 있던 시설이고 값도 치렀다고 여기는데, 임대인 쪽에서는 전 임차인이 지고 있던 원상복구 부담이 새 임차인에게 넘어왔다고 보기도 합니다. 서로 다른 계약을 떠올리며 이야기하니 협의가 쉽게 풀리지 않습니다.

이럴 때는 철거 견적보다 요구받은 항목을 두 갈래로 나누는 일이 먼저입니다. 내가 들어와서 새로 한 공사와 들어올 때 넘겨받은 시설을 갈라 두면 실제로 다투는 부분이 어디인지 보입니다. 다툼이 없는 항목은 먼저 일정을 잡고, 넘겨받은 시설만 따로 협의를 이어 가면 됩니다.

권리금 계약과 임대차 계약은 따로 움직입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3은 권리금 계약을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사람이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계약으로 정합니다. 임대인은 이 계약의 당사자가 아니고, 법제처 생활법령정보도 권리금은 새 임차인에게서만 받을 수 있고 임대인에게 지급을 구할 수 없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안내합니다. 시설값은 전 임차인에게 치렀고 원상복구는 임대인에게 약속했으니, 돈을 치른 상대와 원상복구를 약속한 상대가 다른 셈입니다.

법원 판단도 사안마다 달랐습니다. 대법원 1990. 10. 30. 선고 90다카12035 판결은 전 임차인이 유흥음식점을 하던 점포를 빌려 내부를 고친 임차인에 대해, 따로 약정이 없으면 빌릴 때의 상태로 돌려주면 되고 그 이전 사람이 한 시설까지 원상회복할 의무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반면 대법원 2019. 8. 30. 선고 2017다268142 판결은 전 임차인에게서 커피전문점 영업을 넘겨받고 같은 점포를 빌린 임차인에 대해, 계약서에 원상회복 의무가 적혀 있었고 시설이 그 영업을 위해 설치된 것이라는 점 등을 들어 전 임차인이 설치한 시설의 철거 의무를 인정했습니다. 그 사건에서는 임대인이 직접 철거하고 든 비용을 보증금에서 빼는 것이 받아들여졌습니다.

2017다268142 판결은 원상회복의 범위를 계약 체결 경위와 내용, 임대 당시 목적물의 상태, 임차인이 고친 내용 등을 따져 사안마다 정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인수 시설이라도 계약서 문구와 인수 경위에 따라 결론이 갈리므로, 내 매장이 어느 쪽에 가까운지는 계약서를 들고 법률 상담에서 판단받는 것이 맞습니다.

양도양수 계약서·시설 목록·임대인 동의가 기준이 됩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6에 따라 국토교통부가 법무부와 협의해 정한 표준권리금계약서는 권리금액, 임차인의 임대차 계약 현황, 권리금의 대가로 넘어갈 대상의 범위를 특정해 적도록 짜여 있습니다. 그 범위를 적는 자리에 시설을 품목별로 쓰고 사진을 붙여 두었다면, 나갈 때 넘겨받은 시설과 내가 더한 공사를 가를 근거가 됩니다. '시설 일체'라고만 적혀 있으면 철거 요구를 받은 항목이 그 안에 들었는지부터 따지게 됩니다.

더 직접적인 근거는 임대인이 서명한 문서입니다. 임대차 계약서의 원상복구 조항이 '임차인이 설치한 시설'을 말하는지 '현재 시설 일체'를 말하는지, 특약에 전 임차인 시설을 인수한다는 문구가 있는지, 임대인이 인수 사실을 알고 동의했다는 흔적이 남아 있는지에 따라 범위가 다르게 읽힙니다.

인수 때 서류를 제대로 남기지 못했다면 그때 시설 상태를 보여 주는 자료를 지금이라도 모읍니다. 인수 당시 사진, 권리금 송금 내역과 함께 오간 문자, 전 임차인이 맡겼던 인테리어 업체의 견적서 같은 것들입니다. 계약 기간이 남아 있다면 임대인에게 인수 시설 목록을 보내 확인 회신을 받아 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다음 임차인에게 넘길 때는 세 사람이 함께 존치에 합의합니다

내가 시설을 다음 임차인에게 넘기고 나가는 쪽이라면, 다음 임차인과 맺은 권리금 계약만으로는 철거 부담이 정리되지 않습니다. 임대인이 시설 존치에 동의하지 않으면 원상복구 요구가 나에게 남거나, 보증금 정산 때 철거비 공제를 두고 다시 다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존치 합의서에는 임대인, 나가는 임차인, 들어오는 임차인이 함께 서명합니다. 남겨 둘 시설을 품목별로 적고 사진을 붙인 뒤, 나가는 임차인이 그 품목을 원상복구하지 않는다는 것과 다음에 그 시설을 누가 걷어낼지도 적어 둡니다. 들어오는 임차인에게는 이 문서가 나중에 자신이 나갈 때의 기준이 되므로, 커피전문점 판결처럼 넘겨받은 시설까지 떠안게 될지 서명 전에 따져 볼 수 있습니다.

다음 임차인의 업종에 따라 남길 것도 달라집니다. 의원 자리에 같은 진료과가 들어오면 진료실 칸막이와 급배수를 그대로 쓰기도 합니다. 카페 자리에 사무실이 들어오면 바 카운터와 급배수는 걷어내고 냉난방기와 바닥만 남기는 식으로 목록이 좁혀집니다. 이 목록이 정해져야 나가는 쪽의 철거 견적도 확정됩니다.

권리금 회수가 걸려 있을 때 철거를 서두르지 않는 이유

현행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2026. 5. 12. 시행) 제10조의4 제1항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 때까지, 임차인이 권리금 계약에 따라 자신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에게서 권리금을 받는 것을 임대인이 방해하지 못하게 합니다. 제10조의3이 권리금의 대가로 꼽는 것 가운데 영업시설·비품이 들어 있어서, 이 기간에 시설을 먼저 뜯어내면 넘길 대상이 그만큼 줄어듭니다. 신규임차인을 찾는 동안에는 매장이 영업하던 모습 그대로 남아 있어야 시설을 보여 주며 조건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 보호에는 예외가 있습니다. 같은 조는 신규임차인이 보증금이나 차임을 낼 자력이 없는 경우 등을 임대인이 계약을 거절할 정당한 사유로 보고, 밀린 차임이 3기분에 이른 적이 있는 경우처럼 제10조제1항 각 호의 사유가 있으면 보호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제10조의5에 따라 대규모점포·준대규모점포의 일부인 매장(전통시장은 제외)과 국유·공유재산인 상가건물도 적용 대상에서 빠집니다.

넘길 가능성이 남아 있다면 철거 견적과 존치 목록은 미리 받아 두되, 착공일은 신규임차인을 찾는 시도가 끝난 뒤로 잡습니다. 종료일 안에 철거와 검수를 마쳐야 하는 계약이라면 그 기간을 종료일에서 거꾸로 빼 마지막 착공일만 정해 둡니다. 권리금을 받을 수 있는지, 임대인의 거절이 방해에 해당하는지는 법률 판단이므로 계약서와 그동안 오간 연락을 가지고 변호사에게 확인합니다.

넘기지 못하면 철거는 어디까지 하나

넘길 사람을 끝내 찾지 못하면 남는 일은 임대인과 철거 범위를 정하는 것입니다. 처음에 갈라 둔 목록이 여기서 다시 쓰입니다. 내가 더한 공사는 걷어내고, 넘겨받은 시설은 계약서와 인수 서류를 근거로 항목마다 철거·존치·부분 철거를 임대인과 문서로 정합니다.

끝까지 합의되지 않는 항목은 그 부분만 따로 떼어 견적을 받아 둡니다. 비용이 드러나면 임대인과 비용으로 정산할지, 일부만 걷어낼지 이야기할 근거가 생기고, 다툼이 법률 분쟁으로 번지더라도 금액을 따지는 자료가 됩니다.

저희는 상가·사무실·매장 철거와 원상복구를 맡습니다. 현장을 본 뒤 직접 하신 공사와 넘겨받은 시설, 존치하기로 한 품목을 나눈 항목별 견적서를 드립니다. 남겨 두는 품목은 작업 전에 상태를 사진으로 찍어 두고, 임대인 검수 때 존치 목록과 하나씩 맞춰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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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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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

자주 묻는 질문

양도양수 계약서에 원상복구 이야기가 없습니다.

원상복구는 대개 임대차 계약서와 특약에서 정해지므로, 두 문서를 나란히 놓고 넘겨받은 시설에 관한 문구가 어느 쪽에 있는지 먼저 봅니다. 어느 쪽에도 없으면 임대 당시 점포가 어떤 상태였는지가 범위를 가르는 사정이 되므로, 인수 당시 사진과 견적서를 모아 둡니다.

다음 임차인이 시설을 쓰겠다는데 임대인이 철거하라고 합니다.

임대인이 존치에 동의하지 않으면 다음 임차인과의 약속만으로 철거 요구가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남길 품목을 줄인 목록을 다시 제안해 보고, 그래도 어렵다면 철거 범위를 정하는 협의로 넘어갑니다. 임대인이 신규임차인과의 임대차 계약 자체를 거절한다면, 그 거절에 제10조의4 제1항 제4호의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가 쟁점이 됩니다(같은 조 제2항은 신규임차인이 보증금·차임을 낼 자력이 없는 경우 등을 정당한 사유로 봅니다).

넘겨받은 시설을 제 돈으로 고쳐 썼는데 그것도 인수 시설로 보나요?

넘겨받은 시설 위에 새로 마감하거나 설비를 늘렸다면 그 부분은 내가 더한 공사로 보일 수 있습니다. 바닥 위에 새 바닥재를 깔았거나 조명을 늘린 경우처럼, 어디까지가 원래 것이고 어디부터 새로 한 것인지 사진과 공사 견적서로 나눠 두면 협의할 때 범위가 분명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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